고등학교 교복 규정이 무채색이었던 나는 얼마 전까지도 블랙을 정말 싫어하던 사람이었다. 패딩, 스타킹, 가방 등 모든 것이 블랙이어야 했던 수녀원 같은 학교였기 때문에 블랙만 봐도 답답함이 절로 생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블랙이 좋아지고 있다. 조금 더 어른스럽고 차분한 느낌이랄까? 여름에는 최대한 밝은 색을 입지만, 겨울에는 블랙을 적절하게 활용하려고 한다. 주로 그린, 블루, 퍼플 계열의 아이템과 블랙을 매치하는 편이다. 화이트도 매치한 적이 있는데, 너무 극단적인 느낌이라 최대한 위아래를 블랙으로 맞추고 컬러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려고 한다.

좌측 하단에 있는 블랙 자켓의 경우, 포멀한 느낌도 연출이 가능해서 너무 마음에 드는 소비템이었다! 원래 걸리쉬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취업을 준비하면서부터 포멀한 옷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통해 성숙해진 나를 보는 것이 싫지는 않다. 내년 겨울에는 과연 어떤 옷을 입고 있으려나...?

 

나는 추위를 정말 잘 타는 편이다. 어떤 사람들은 멋부림을 위해 추위를 견디고, 어떤 사람들은 추위 때문에 멋을 포기하는데, 나는 둘 사이 어딘가에 속하는 것 같다.

스타일과 따뜻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이유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겨울 외투는 브라운 코트이다. 이 코트를 입을 때는 내의 두 벌에 가디건이나 자켓을 추가로 입고, 목도리나 숄을 두른다. 특히 숄은 어깨와 등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겨울철 필수템이다. 언젠가 밝은 색상의 숄을 하나 더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추울 때는 롱패딩을 입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롱패딩은 옷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집 근처에만 입고 나간다. 예쁜 롱패딩도 사봤지만, 추위를 잘 막아주지 않아서 영하의 날씨에는 실용성 있는 노스페이스 롱패딩을 입어야 한다. 패딩을 입을 때면 마치 미쉘린 타이어 캐릭터가 된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ㅋㅋㅋ 요즘에는 주로 검정색 숏패딩을 입고 다니는데 패딩 유행은 해마다 달라져서 따라가기 정말 힘든 것 같다🥲

이번 겨울은 날씨가 들쑥날쑥해서 "양양이"라고 불리는 양털 옷을 꺼내 입었다. 생각보다 보온성이 좋지 않아서 적당히 따뜻한 날에만 입을 수 있다. 가을에는 너무 일찍 꺼내 입는 것 같고, 봄에는 좀 늦은 느낌이 드는, 애매한 옷이다. 양양이만 입고는 추운 날에는 부족해서 안에 옷을 더 껴입게 된다. 원래 외투 안에는 옷 한 벌만 입는 게 가장 예쁘긴 한데,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어쩔 수 없다😂

겨울이 별로 안 추운 일본이나 홍콩 같은 곳에 가서 스타일리시하게 옷을 입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