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더위를 많이타고 추위를 안타는 체질이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기준으로 갑자기 체질이 바뀌었다. 지금은 추위에 아주 취약한 안티겨울 인간이 되어버렸다.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라 겨울을 싫어하는걸까?
옷을 좋아하는 나지만, 겨울엔 멋이고 나발이고 그냥 아무거나 주워입고 나가는데 그런 내가 겨울에 대체 뭘 입고 다니는지 한번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최애 패딩은 이 보라색 벨벳 패딩이다. 오버핏 사이즈의 패딩인데, 생각보다 나를 부하게 만들지도 않고, 또 생각보다 내 피부톤과 어울리고, 또 무신사에서 샀는데 생각보다 길거리에서 잘 안보인다는 점이 이 패딩의 장점이다. 다만 벨벳소재의 패딩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따뜻하지는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보통 덜 따뜻해도 좋으니 캐주얼한 느낌을 내면서 멋쟁이처럼 보이고 싶을때 입는다.
2023 12월 막바지에 흐앤므에서 마련한 코트. 유럽에 두터운 검정 패딩하나 들고 왔는데 아무도 두꺼운 패딩을 입지 않는 걸 보고 나도 유럽멋쟁이가 되고 싶어서 하나 마련했다. 다만, 이 코트로 1월과 2월을 버티기에는 조금 추울 것 같다. 런던 갔을때 요긴나게 잘 입었다. 딴말인데, 사람들이 영국 날씨 구리다고 하지만 나는 영국 날씨가 참 사랑스러운 것 같다. 맑은 날은 없지만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날도 없다...그래서 겨울엔 특히 두꺼운 옷을 안 입어도 된다는 점이 사랑스럽다... 겨울엔 추위를 피하려면 멋쟁이가 되기 힘든데 런던에서는 마음껏 멋쟁이 패션을 뽐낼 수 있다.
2022 겨울에 마련한 커플 스카프.
너무 똑같은 커플 아이템은 웃길 것 같아서 같은 디자인에 색만 다르게, 애인은 파란색 나는 빨간색으로 마련했다.
어느 순간부터 겨울에 목도리와 장갑이 없으면 나갈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몸의 모든 부분을 가려줘야 그나마 추운 겨울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목도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엄마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는처 안했는데, 이젠 패션을 넘어서서 생존템으로 목도리를 언제나 두르고 다닌다.
겨울에 상의는 안타깝게도 외투에 항상 가려지기 때문에 옷에 재미를 주고 싶으면 하의에 주는 편이다.
야심차게 마련했던 빨간 체크무늬 치마. 런던에 아주 잘 어울린다는 애인의 평을 받았다. 사실 그냥 롱치마가 아니라 멜빵 치마인데, 멜빵 치마로 입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그냥 맨몸에 멜빵으로 입고 그 위에 상의를 입어서 멜빵을 덮어버리고 롱치마인냥 입고있는 아이템이다.
바지도 핑크색이나 흰색으로 검정패딩과 확 대비되는 색들을 입고 있다. 하체에 살이 몰려있는편이라 사실 겨울 코디가 매우 어렵고 멋진 바지핏을 갖기 어려워서 색깔 있는 바지를 꺼려했었지만 이젠 그냥 어쩌라고....하는 마음으로 아무거나 입고싶은대로 입는다.
상의는 안에 히트텍을 입고 무난한 니트나 딱붙는 목폴라를 주로 입는데, 너무 어른스럽게 입는것 같아서 요즘은 귀여운 맨투맨이나 헐렁한 니트를 자주 입는 것 같다.
사실 이제 나이대가 어른이 맞아서 어른스럽게 입어도 아무도 어색해하지 않는 것 같지만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귀엽게 입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귀엽게 ...ㅋ 자주 입으려고 한다. 어른스러운 스타일링은 잠시 안녕~
이번 겨울에 만족스러운 구매 1순위는 이 빨간 가방이다.
바리바리스타답게 항상 가방에 많은걸 넣고 다니는데, 그런 나에게 12인치 아이패드까지 들어가는 이 큰 가방은 앞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애정템이 될 것 같다.
장갑은 2022 겨울에 애인에게 선물 받은 장갑이다. 애인이 교환 학생을 했던 핀란드에서 사온 장갑인데, 색깔이 딱 올해 산 코트랑 찰떡이어서 이 코트랑 조합해서 잘 가지고 다닐 것 같다. 잃어버리면 엉엉 울어버릴 겨울 애장템...
비록 상상속 겨울 패션처럼 입고다니진 못하지만 언젠가 자차를 마련하게 된다면 런에이 같은 겨울패션을 꿈꿔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