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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문득, "여자가 먼저 톡을 보내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하며 망설이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여자가 먼저 연락하는 것은 구걸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에 떠도는 일부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지만, 1만 개가 넘는 좋아요는 내 마음을 흔들었다.

텍스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너무 솔직하게 대답하면 상대가 재미 없어할 것 같고, 너무 적극적이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두렵다. 사실 나는 나답게 편하게 대해야 하는데, 상대에게 최대한 맞추고 비호감이 되지 않으려는 마음이 앞선다.

내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태도는 그 사람에게 맞춰주는 것 같기도 하다. X가 다니는 학원에 마중을 간 적도 있었고, 어떤 음식이 먹기 싫다고 하면 그 음식점은 후보군에 넣지 않았다. X가 시험 기간이면 나는 시험이 다 끝났더라도 같이 도서관에 가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먼저 무언가를 사주거나, 먼저 표현하거나, 질문을 한 적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늘 질문 받기를 기다리고, 상대가 질문의 기회를 주어도 그걸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함으로써 내가 "받는 사랑"에 굉장히 익숙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내가 질문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타인의 과거를 너무 들추지 않으면서 천천히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이야기해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기보다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세는 내가 앞으로 일을 할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감정 없이 상대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내 올해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다들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는 건지, 다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어떻게 극복하는건지 궁금하다..

물론 머리를 이기는 건 언제나 가슴이겠지만